2월 14일, Valentine('s) Day, 비 내리다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단기 매매할 게 아니라면 PC나 휴대전화로 주식 시황을 시시때때로 확인하는 행동을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쉽지 않다.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계적으로 주식 어플을 켜고 내 주식 상황을 살펴보게 된다. 요즘은 워낙 시장 상황이 안 좋아 국내외 모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다행히 나는 저점에서 매수했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지는 않다. 어떨 때는 이익이 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애플과 카카오 합쳐서 100여만 원의 손실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주린이 단계라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주식이 아니라 내 의식의 행로라는 걸 잊지 말자.
Valentine('s) Day, 제과 회사의 상술이라는 둥 안중근 의사의 사형 집행일이라는 둥 ‘이날’을 힐난하는 흐름도 없진 않으나, 좋아하고 있으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속만 태우던 처자가 초콜릿을 매개로 용기를 내 상대 남성에게 고백하는 날이라니, 생각하면 무척이나 애틋한 날이다. 상술도 이만하면 인정해 줘야 한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여성이 (남성도 마찬가지다) 먼저 고백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초콜릿이 사랑의 기표라는 걸 서로가 안다면 이건 간접 고백이 아니라 직접적인 고백인 셈이다. 그래서 말만 그럴 뿐이지 초콜릿의 수수(授受)는 연인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달착지근한 초콜릿이 당기는 비 내리는 오후다. 초콜릿을 안주로 소주나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