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출근
연휴가 끝나고 일주일 만에 청사에 나왔다. 잠이 일찍 깨어 7시 조금 넘어 사무실에 도착했다. 내일이 절기상 입춘이지만 날은 여전히 추웠다. 다만 일주일 사이에 밤은 짧아져 다른 때 같았으면 어둑어둑했을 텐데, 오늘은 7시에 거리의 가로등도 모두 꺼지고 휑한 주차장과 주변 건물들이 환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난주 노사협상이 완료되어 오늘 출근길에는 농성 텐트가 없어졌으리라 생각했는데, 텐트는 여전히 을씨년스럽게 서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와 일단 화초에 물을 줬다. 그리고 공기청정기와 난로를 틀고 내부 메일과 쪽지를 확인했다. 지난주에 복지과에서 보낸 쪽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연말정산 서류에 필요하니 어머니의 기본증명서를 제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증명서를 발급받아 출력해 놓고, 해당 직원이 출근하기를 기다렸다. 7시 40분쯤 박 보좌관이 출근했고, 8시 조금 넘어 노동 특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모두 명절을 잘 보냈는지 표정이 밝고 혈색들도 좋았다. 하긴 부족한 잠도 보충했을 테고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었을 테니 혈색이 좋아질 수밖에. 하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골치 아픈 업무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녁에는 2월에 청을 나가는 비서실장과의 저녁 약속이 잡혀 있다. 정치에 뜻을 둔 그는 시의원에 출마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람 좋고 추진력이 출중해 시의원을 하면 잘할 테지만, 돈 들고 사람 버리는 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지 나로서는 내심 말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 타고난 달란트가 따로 있는 법이니 남의 포부를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왕 나선 길이니 부디 당선되어 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이익을 온전히 대변하는 훌륭한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