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인천민예총 이사회

달빛사랑 2021. 12. 28. 00:42

 

아침에는 엊저녁 음주의 후유증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그리고 누나가 쑤어준 팥죽을 냉동실에서 꺼내 녹여 먹었다. 워낙 단단하게 얼어있던 상태라 해동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머리를 깎고 싶었으나 생각해 보니 오늘은 단골 미용실이 쉬는 날이었다. 시장을 다녀올까 하다가 추워서 그만두었다. 달걀과 김치, 미역과 김이 있으니 며칠은 반찬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오늘도 많은 시간 ‘자두’와 함께 했다. 이 꼬마의 매력 때문에 요즘은 많이 웃는다. 애니메이션을 만든 모든 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참 따뜻한 만화영화다.

 

저녁에는 민예총 이사회에 참석해 올해 진행한 사업 보고를 받았고 내년 사업에 대한 계획을 심의했다. 서류상으로는 무척 많은 사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뭔가 확실한 이슈 파이팅이 없는, 자족적인 사업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각종 선거가 있고, 특히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기후 위기에 대해서도 문화예술 진영에서는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선거와 관련해서는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토론을 조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후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 공동체의 현안이므로 당연히 우리 또한 관심을 집중해야 하는 사안이다. 특히 문화예술 진영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예술적으로 풀어내어 국민에게 관심을 환기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만 한다. 삶의 터전이 급속도로 망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방치하고 무슨 문화와 예술이란 말인가. 아무튼 민예총도 이제 구태의연하고 자족적인 활동을 지양해야 할 때다. 뭔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이슈를 선점하고 활동의 방향과 폭과 깊이도 그것과 관련하여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회의를 마치고 갈매기에 들러 간단하게 식사한 후 헤어졌다. 거리두기 때문에 9시까지밖에 있을 수 없어 1시 30분 동안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먹고 마셨다. 돌아올 때는 사무처장 창훈이가 집 근처까지 차로 태워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