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 생활부터 교정해야 할 텐데

달빛사랑 2021. 11. 6. 00:35

 

 

다인아트 윤 대표가 교정을 부탁해 왔다. 경인일보에서 발간하는 전집 책자들이 곧 인쇄에 들어가는데, 인쇄소로 보내기 전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훑어봐 달라는 것이었다. 부탁받은 책은 『인천 이야기』, 총 560쪽짜리 책이었다. 이 정도 분량이면 주말 내내 교정에 매달려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교정을 보기 시작해서 꼬박 대여섯 시간 걸렸는데, 3분의 1밖에 끝내질 못했다. 이 책은 더구나 내가 초교, 재교를 봤던 게 아니라서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두어 사람의 교정을 거쳤을 텐데도 오탈자가 심심찮게 발견되었다. 오류가 발견될 때마다 걱정과 성취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교정위원들이 오류를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출판사 측에서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건지 아니면 애초부터 교정위원들이 발견하지 못한 건지 알 수 없지만, 맞춤법 오류나 띄어쓰기, 단어 누락 등을 발견할 때면 성취감이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특히 같은 그림에 다른 설명을 붙인 심각한 오류를 발견했을 때는 나 자신이 뿌듯하기까지 했다. 물론 내가 교정 본 책을 다른 누군가가 살펴봤을 때도 교정 오류가 발견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자신감이 있다. 잘해서가 아니라 성실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식사하고 뉴스 보고 오락 프로그램 두어 편 보는 시간 빼고는 꼬박 책과 씨름하며 보낸 하루다.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을 듯, 그러나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인천에 관한 지식 공부라고 생각하며 책을 볼 생각이다. 인천에서 60년 가까이 살았는데도 여전히 잘 모르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천에 관한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겠지. 그나저나 배가 고파오는데, 늦은 시간이지만 뭘 먹어야 할지 그냥 견디다 자야 할지 갈등 중이다. 일단 그냥 자 보자. 후회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