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신문사 전집 발간 편집회의 : 3차
다인아트에 들러 교정한 책을 제출하고 새롭게 교정할 책을 받았다. 『인천문학전람』, 530쪽이다. 이번 주는 이 책과 씨름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문학에 관한 글이다. 지루하진 않겠지. 책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신문사에서 이런 작업을 하는 건 의미가 있다. 그것도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지방지에서 인천의 문화와 역사를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일은 고마운 일이다. 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신문사가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 주에는 <북으로 간 화가들>을 주제로 전시도 진행할 예정인데, 올 한해 경인일보는 지역신문의 공공재적 역할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남북교류 협력기금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니 엄밀히 말하면 세금으로 하는 사업이다. 국민의 혈세가 사업비로 쓰이는 것인 만큼 알차고 투명하고 내용 있게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한낮의 더위는 예사롭지 않았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10여 미터만 걸어가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다. 이 더위에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엄살을 부리는 게 겸연쩍긴 하지만, 여름은 도무지 속수무책의 계절이다. 다인아트에서 점심을 먹고 청으로 다시 복귀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있고, 미추홀구 초등학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했으며, 얼마 전 검찰 압수수색 여파도 있어서 청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공무원노조와의 단체협약도 여의치 않아 노사 관련 보좌관인 같은 방 동료의 짜증과 탄식도 더 많아졌다. 도대체 코로나의 공격이 언제라야 끝날 것인지, 생각할수록 암담하다.
5시, 우 선배로부터 연락이 와 ‘경희네’에서 만났다. 우 선배는 아는 후배 한 명과 이미 소맥을 두어 잔씩 마신 상태였다. 나도 하도 더워 맥주 3잔을 마셨다. 한 시간쯤 앉아 있다가 두 사람 이상이 같이 음식을 먹거나 술 마실 수 없다는 강화된 거리두기 방침으로 인해 6시쯤 술집을 나왔다. 술상마다 아크릴 칸막이가 있는 갈매기를 찾았다. 다인아트 윤 대표와 후배 화가 김영옥이 먼저 와 있었다. 함께 앉을 수 없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술을 마셨다. 잠시 후 명수와 산이, 혁재가 시차를 두고 들어왔다. 혁재는 내 옆자리에 따로 앉아 술을 마셨다. 4차 대유행이라는 말이 실감 나질 않았다. 술집은 여전히 손님들로 붐볐다. 사람들에게는 코로나의 위험보다 더욱 참을 수 없는 게 격조함인 모양이다. 9시쯤 후배들보다 먼저 일어나 집에 왔다. 집까지 오는 동안 땀을 흘려서 그런지 집에 도착하자 술기운이 말끔히 사라졌다. 엄마 방을 제외한 집안의 곳곳에 한여름 밤의 열기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방문과 거실과 주방과 테라스 쪽 문을 열어 환기했다. 밤공기조차 뜨거웠다. 에커컨을 켜고 잠을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