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문득

달빛사랑 2020. 12. 23. 00:40

오랜 시간이 흘러 새삼 얘기하는데, 사실 그때 생각보다 많은 동지가 죽거나 수배됐고 살아남은 몇몇은 자발적으로 운동을 버렸다. 물론 동지들 중 몇몇은 다른 차원으로 운동의 외연을 확장했다고 합리화를 하며 몇 년을 버텼지만, 결국 교수가 되거나 장사꾼이 되었다. 당시 나는 망원동에 있었다. <현실과 과학>이란 잡지도 그곳에서 만들어졌다. 술 마시는 일이 드물었지만, 술판에서 가끔 만나는 동지들은 현직 교수이거나 대학원생들이었다. 그래서 그랬나, 저 밖에서는 우리 같은 원칙적인 사회주의자들을 향해 ‘강단 피디’라며 비아냥거렸다. 생각해 보면 그 표현만큼 적절한 표현은 없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