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큰 바람은 자꾸 이곳을 찾아오고
달빛사랑
2020. 9. 3. 21:29
태풍 하나가 지나가자 또 다른 태풍이 불어오네. 먼저 온 태풍이 헤집어놓은 삶의 난장을 미처 추스르지도 못했는데 다시 또 다가오는 태풍에 마음을 졸여야 하는 인민의 마음은 얼마나 심란할까. 코로나는 인민의 코앞까지 다가와 생을 위협하고 혹세무민하는 삯꾼 목사들과 그들과 한통속인 정치가들은 신을 팔아 부귀를 사고 인민을 팔아 제 몫이 아닌 영화를 누리며 괴물의 삶을 살고 있는데, 피폐해진 민생은 수습할 길이 없구나. 엄마의 여름은 누나로 인해 많이 서운하고, 아들로 인해 많이 외로우며 자신의 마음에 스스로 속아 가슴 속에서는 늘 황량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시간, 견뎌온 시간이 억울하지 않으려고 자주 성경을 들춰보며 신을 찾는 시간……. 하지만 도둑처럼 가을은 오고, 반기지 않아도 계절은 바뀌는데, 바뀐 계절의 새로운 시간 속에서는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제자리로 돌아가면 훼손된 기억과 발설되지 않은 저주와 되돌릴 수 없는 분노도 떨쳐낼 수 있는 걸까. 바다의 신이란 이름의 태풍 하이선은 먼바다에서 무기를 벼리며 흩어진 바람을 한데 모으며 시시각각 이곳을 향해 북진하고 있다는데 아직은 이곳이 너무도 평온하다. 하지만 어느 날의 방심을 틈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닌, 평온의 벌어진 틈으로 서슴없이 들어와 우리를 절망하게 할 그 바람의 헐떡거리는 소리가 나에게는 너무도 선명하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