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50년사 집필 관련 간담회
YWCA50년사와 관련해서 단체 회장, 사무총장, (50년사) 담당 실무자, 전임 사무총장, 사진작가 등이 만났다. 전임 사무총장은 어느 단체나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하는 ‘정초기(定礎期)’의 고단함을 에프엠으로 겪은 분이라서 문서에 나와 있지 않은 생생한 경험을 실감나게 이야기해 주었다. 개척자들의 이유 있는 자부심은 늘 사람을 감동하게 만든다. 때로는 엄마의 후덕함으로 때로는 아내의 꼼꼼함으로 또 때로는 신의 자녀로서의 견결한 신심(信心)으로 어려움을 돌파해 낸 전사(前史)를 이야기할 때 그녀의 표정은 당당한 자부로 상기되어 있었다. 물론 YWCA는 전국단체이므로 인천만의 고유한 사업을 특정하기가 애매하고 어렵다. 또한 정초기의 어려움은 인천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모든 지부에서 비슷하게 겪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천 Y활동가들의 보람과 자부심이 폄하될 이유는 전혀 없다. 저마다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활동가들의 분투가 오늘의 Y를 만들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전국적 상황이었다면 “인천만 그런 게 아닌데, 굳이 내세울 것 없잖아”라며 퉁명스런 반응을 보일 게 아니라 “와, 인천 활동가들처럼 치열하고 성실한 활동들이 전국적으로 포진해 있었다고? 그렇다면 Y는 정말 대단한 조직이군.” 하고 생각해 주면 되는 것이다. 아무튼 다인아트 윤미경의 읍소 때문에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떠맡은 일이긴 하지만 이왕 시작한 거,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Y직원들과 저녁을 먹고 헤어진 후 50년사 사진을 담당한 재형 선배와 둘이서 갈매기에 들렀다. 삼계탕을 먹고 와서 그런지 술이 들어가지 않았다. 평소보다 현저하게 적은 양의 막걸리를 마셨다. 재형 형이 제자를 불러내서 함께 마셨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그녀가 계산까지 해주었다. 게다가 방향이 같다며 자기 차로(대리운전을 불렀다) 집근처까지 데려다 주고 갔다. 당연히 고마운 일이었지만 나에게는 다소 낯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