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대회 심사 ㅣ 누가 불러 모은 것도 아닌데.....
경인일보가 주관하는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 심사를 다녀왔다. 원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진행하던 백일장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작품을 모집했다. 응모된 작품들은 대부분 코로나바이러스를 글감으로 다뤘다. 글을 읽으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린 학생들의 일상생활에도 다양한 종류의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외출이 불가피한 어른들보다 학교에도 못 가고, 친구도 만날 수 없었던 어린이들이 훨씬 답답하고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글에서나마 아이들의 생기발랄함과 그들 특유의 긍정적인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의 상상대로라면 코로나 상황도 조만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이들의 작품이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희망적이라서 글이 주는 정서적 울림, 감동은 크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글을 접수했기 때문에 아마도 어른들의 간섭(조언)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아이들 개개인이 느끼는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백일장을 염두에 둔 교과서적인 다짐과 의지, 낙관과 희망이 표백된 글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낭중지추의 작품 서너 편이 눈에 띄어 다행이었다.
심사를 마치고 식사를 한 후, 갈매기에 들렀다. 월요일인데도 술집은 무척 붐볐다. 혼자 마시고 있는데, 혁재가 오고, 가려고 할 때쯤 미경이와 영옥이가 (다소 취해서) 들어오고, 잠시 후 형진 선배와 환경운동연합 연희가 들어오고, 1차를 마친 수홍 형과 진오를 비롯한 경인일보 팀들이 한 무더기 들어오고…… 와, 희한한 날이었다. 결국 수홍 형과 진오 등 경인일보 팀과 만수3지구 홍탁집으로 이동, 그곳에서 헤어졌다. 기자들, 정말 대단하다. 그렇게들 술 마시고 아침에 출근하기 힘들지 않나? 그리고 글은 언제 쓴담. 부러운 체력과 탐나는 능력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