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인 적폐, 정치인과 종교인들
모 종교 집단으로부터 시작된 바이러스 확산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까지 전 세계로부터 모범적인 초기대응 사례로 주목받던 정부의 방역체계에 어처구니없는 균열이 생긴 것이다. 특히 신천지 교단 확진자들의 경우 다중이 모이는 집회(예배)를 통해 감염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감염자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추가 확진자가 대거 양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방역시스템을 풀로 가동하며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전국민이 멘붕상태에 빠지기 일보직전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바이러스 창궐로 인한 신체적, 생물학적 두려움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층위들 간의 반목과 불신, 혐오와 유언비어가 바이러스 감염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내뱉는 생경한 용어들을 접하다 보면 과연 이들이 한 나라 국민들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심지어 일부 몰지각한 정치세력들과 그들에 기생하는 정치 기생충들은 전대미문의 현 바이러스 국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유언비어를 서슴없이 유포하며 지역과 지역, 계층과 계층 사이를 이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잡히고 나서도 이러한 다양한 층위들 사이의 반복과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치명적인 상처로 남아 결국은 시민사회의 바람직한 성장 동력을 갉아먹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금의 못된 정치인들과 혹세무민에 혈안이 되어 있는 그릇된 종교인들은 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인 사회악이 아닐 수 없다. 바이러스 구축(驅逐)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허다한 ‘못된 송아지’들 또한 아울러 구축되기를 바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와 같이 영혼을 갉아먹는 낡은 정치 사회적 바이러스들을 그때그때 발본하지 못하고 연명하게 함으로써 우리는 지금 너무도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하루 빨리 바이러스 국면이 진정되기를 온 마음으로 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