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나는 참 인복 있는 사람

달빛사랑 2020. 1. 22. 22:00

그제는 기호일보에서 전병세트가 설 선물로 배달되었고 어제는 후배 진현이 소고기세트를 보내주었다. 오늘은 또 혁재로부터 양질의 떡국 떡을 받았고 우유보급소를 하는 후배로부터 24개씩 포장된 우유 3박스를 받았다. 속속 도착하는 선물들을 보면서 엄마는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 선물 자체보다 내가 뭔가 타인들로부터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시기 때문일 것이다. 보내온 선물의 포장을 뜯으시며 엄마는 매번 네가 그 만큼 그이들에게 뭔가 필요한 사람이고 베풀었으니 그런 거지, 만약 서운하게 했다면 보내주겠냐?”라고 말씀하신다. 전적으로 아들 중심적 사고를 하시는 것이다. 언론사나 문화재단 등 기관과의 관계는 확실히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후배의 관계에서 과연 내가 필요한 사람이고 또 뭔가를 베풀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면 부끄러워진다. 나에게 마음을 보내주는 선후배들의 경우 받았기 때문에 이쪽에서도 보내줄게와 같은 기부&테이크의 마인드가 아니라 애초에 타고나기를 뭔가 베풀기를 좋아하는 따뜻한 성정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인복이 있는 사람인가. 팍팍한 삶을 버티게 해주는 사람을 지근에 두고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잡지 교정을 보다가 눈이 침침해지면 잠을 잤다. 영화도 두 편 봤다. 한국영화 백두산’, 외국영화 말레피센트2’, 둘 다 오락영화다. 리뷰를 쓸 만큼 가슴을 격동시킨 영화는 아니었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들이다. 넷플릭스에 빨강머리 앤시즌3가 업로드 되었다. 설 명절에 편한 마음으로 정주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