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래도 당신은 불행하다고 말할 셈인가

달빛사랑 2019. 3. 27. 00:12

나의 머리는 여전히 무겁고 사랑은 늘 제자리걸음이고 꽃들조차 여전히 잠기운을 털어내지 못하고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요즘, 내가 아는 후배와 함께 사는 암세포들은 숙주인 후배의 머리와 척수, 목 뒤에 자리 잡고 난장을 펴는 중이다. 나는 미안하고 두려워 후배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할 수가 없다. 세상은 계속해서 온갖 추문들을 양산하고 있고 그것에 기생하는 벌레 같은 비어(蜚語)들은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집요하게 스미고 있다. 잠자는 하나님은 깨어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질 않으니 고통은 온전히 아픈 사람만의 몫일뿐이다. 이 지극히 산문적인 세상에서 과연 시와 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