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절대주량이란 터무니 없는 것
달빛사랑
2019. 3. 25. 23:30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술을 마시는 날은 많이 먹어도 더디 취한다. 시간의 상대성처럼 주량의 경우에도 절대주량은 없는 모양이다. 이를테면 전자레인지 안에 음식물을 넣어두고 기다리는 2분은 애인과 통화하는 2분과는 느낌이 다를 법이다. 술도 마찬가지다. 원치 않는 술자리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 병과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는 막걸리 한 병이 어찌 같다고 할 수 있겠는가. 술 마시는 분위기와 술꾼의 심리상태에 따라 주량은 가변적이다. 그렇다면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인데,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보는 유물론의 입장에서는 주량을 어떻게 설명할까.
월요일은 갈매기에 들러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는 날, 오랜만에 지인들의 술값을 대신 계산해주었다. 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마음만은 풍성해졌으니 그럼 된 거 아닌가. 꽃소식은 아직 요원하고, 공기는 삶을 위협하고 있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다. 암,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