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다
달빛사랑
2019. 3. 22. 23:30
동생이 찾아와 오랜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 외식을 했다. 소식(小食)을 하는 분이 아들과 함께 외식을 할 때면 건장한 성인의 식사량만큼 많이 드신다. 식사량도 심리적인 것에 좌우되는 모양이다. 오늘은 버섯소고기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이 메뉴를 선택한 것은 어머니였다.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 무덤을 둘러보았다. 꽃샘추위가 찾아와 바람이 제법 쌀쌀했지만 어머니는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무덤 주위를 돌아보다가 긴긴 기도를 올렸다. 나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짧은 기도를 했다.
저녁에는 갈매기에 들러 후배들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후배 시인의 부름을 받고 강남에서 내려왔다는 얼굴이 하얀 여성시인으로부터 시집을 받았다. 시는 그저 그랬다. 전날부터 후배 에스와 밤새워 술을 마셨다는 혁재도 있었고 명수도 합석했다. 다시 후배 에스는 허모 시인을 불러냈는데, 이 친구는 술만 먹으면 판을 키우는 습성이 있다. 사람이 많아지자 대화도 갈피를 잃고 재미도 없어서 “오랜만에 또래들이 모였으니 이야기들 해.”하고 먼저 일어나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