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몸아, 너도 남자였구나
달빛사랑
2019. 1. 8. 20:30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랜만에 아랫도리의 강직을 느꼈다. 몸이 보인 뜻밖의 반응에 괜스레 울컥했다. 늘 술과 담배로 혹사시켜 온 몸일지언정 그래도 “너는 아직도 사내라는 걸 기억해.”라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 같아 마음이 짠해졌던 것이다. 여성과 잠자리를 하지 않은 지 벌써 몇 해던가. 이성에 대한 욕망이 새삼스러워진 지는 이미 오래다. 가끔 오늘 같은 아랫도리의 강직을 경험하긴 했지만 그것은 대체로 요의(尿意)와 더불어 나타나는 신체의 자연스런 현상일 뿐인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모종의 꿈과 관련된 몸의 반응인 것 같은데, 꿈의 내용은 어렴풋할 뿐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무튼 쓸데도 없는데 이렇듯 반응하는 몸이라니 미안하고 안쓰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