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민중연합 올드보이 송년회
달빛사랑
2018. 12. 6. 23:30
후배들은 셋밖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황의장과 김 부의장, 그리고 문화재복원위원 김 선배가 참석했다. 친구 하나는 술에 취해 낯선 모습을 보였고 선배 몇몇이 눈살을 찌푸렸다. 진지한 그 친구가 술주정을 할수록 나는 가슴이 짠해왔다. 당면한 삶의 무게가 만만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후배가 돈 오만 원을 쥐어주자 비굴한 듯 체념한 듯 쓸쓸하게 웃으며 지폐를 흔들어 보였다. 명민한 친구에게 세월은 몹쓸 상처를 남겨놓은 듯 했다. 황 선배는 여전히 ‘도를 아십니까’의 분위기로 후천개벽을 이야기했고, 김 선배는 모종의 정치적 행보를 준비하는 듯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김 선배는 타고난 광대답게 우렁우렁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사업을 해서 꽤 큰돈을 번 후배는 언제나처럼 모든 술값을 계산했고 선배들에게 택시비를 쥐어주기도 했다. 후배 유는 장소 예약은 물론 신년 달력까지 준비해 와 우리에게 나눠줬다. 이제 오늘 우리가 헤어지면 내년 이맘 때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모쪼록 무탈하게 세월을 견뎌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1차 갈매기, 2차 마실. 송년회에 참석하지 않은 우 선배를 마실에서 만났다. 겸연쩍은 표정을 잠시 지어보였다. 같은 신문사 후배와 대화중이던 우 선배는 우리 일행보다 한참 먼저 술집을 나갔는데, 나중에 연락오기로는 갈매기로 갔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이곳으로 오고, 그들은 이곳에서 그곳으로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