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의보
오락영화 두 편을 감상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와 미국 마블 사의 ‘토르’. 운동을 갈까 하다가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 포기했다. 시계가 500미터밖에 안 될 정도로 대기 상태가 심각한 날이었다. 인류의 문명은 공기와 물의 오염으로 인해 종언의 순간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다 자업자득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인간들은 이 지구를 마구잡이로 더럽히고 있는 중이니 누굴 탓하겠는가. 노약자나 순환기질환의 환자들은 절대적으로 외출을 삼가라는 재난문자가 뜰 정도면 매우 상황이 심각한 모양이다. 문제는 내일도 공기의 질이 여전히 좋지 않을 거라는 예보다. 천안의 후배 횬이가 걱정이다.
정치가 재미없다. 촛불혁명을 통해 정권이 바뀐 지 1년6개월이 되어 가는데, 민생은 더욱 어려워졌고, 마지막 숨을 쉬도 극우보수 세력들은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의 역관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소위 ‘문빠’라고 지칭되는 세력들에 의해 경기지사가 전 방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그렇게까지 할 게 뭐가 있나 싶을 정도로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는 중인데 쥐도 막다른 골목에서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권력 내부의 암투로 비춰짐으로써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키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물론 이 지사의 투명하지 못한 행보와 몇몇 스캔들은 정확하게 진상이 밝혀질 필요가 있겠지만 지금의 공세들은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대통령이 슬슬 무능해보이기 시작했다. 수권의 능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이렇듯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이는 걸까. 정치판만 생각하면 자꾸 한숨만 나올 뿐이다.
어머니의 극진한 배려와 관심에 짜증을 냈다. 드러내진 않았지만 울퉁불퉁한 마음이 몇 차례인가 올라왔다. 내가 무척 한심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어머니께서 내 곁에 없을 때 얼마나 많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려고 이런 한심한 마음보가 내 속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인지. 엄마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그리고 용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