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천에 낮술을 하다니 무모하기도 하지
염천에 낮술을 하다니 무모하기도 하지. 계양장문화축제기획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근대문학관 근처로 내려오다가 중국집 ‘도래순’ 앞에서 낮술을 마시고 있던 인천일보 기자들과 딱 마주쳤다. ‘에효, 중구청 쪽으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문일 형과 후배 광석이가 맥주 딱 한 잔만 하고 가라며 손을 잡아 끌어 어쩔 수 없이 합류,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내가 오기 전에 이미 엄청난 술을 마신, 상 위에는 빈 술병들이 즐비했다. ‘기자들 정말 팔자 좋구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결국 한 잔이 한 병이 되고 끝내는 3차까지 가게 되었다.
그곳을 나와 동인천역 근처 본경이가 하는 카페에 들러 맥주를 마셨다. 문일 형과 광석이가 많이 취한 것 같았는데, 두 사람은 한사코 멀쩡하다고 우겨댔다. 햇볕은 엄청난 기세로 도시를 달궈댔다. 실내에 있다 잠시 거리로 나서면 순식간에 땀이 온몸을 적셨다. 내가 겪은 여름 중 가장 더운 여름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곳에서 맥주6병과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신 후, 두 사람은 구월동 갈매기로 넘어갔고, 나는 배달에서 택시에서 내려 후배 병균이가 하는 술집 ‘개코네 막걸리’에 들렀다. 목요일은 사장인 병균이가 교육이 있는 날이라 혁재가 대신 장사를 책임졌다. 호기 있게 갔지만, 더운 날 여러 종류의 술(회의 마치고 점심 먹을 때 고량주, 도래순과 본경이네 카페에서 소주와 맥주)을 섞어 마셔서 그런지 취기가 올라왔고, 결국 막걸리 두 병을 교육가기 직전의 병균이와 나눠 마시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6시가 다 됐지만 더위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몰랐다. 다행히 집까지 오는 15번 버스는 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와서 달아오른 온몸을 식혀주었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술이 어느 정도 깼다. 8시가 넘었는데도 더위는 강강했다. 이런 폭염에 술을 마시다니, 그것도 3차까지. 무모해도 너무 무모했다. 아무튼 간신히 살아 돌아왔다. 구월동 갈매기파들의 안위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