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푸른인천글쓰기대회 심사

달빛사랑 2018. 5. 21. 20:43

경인일보사에 주최하는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심사를 하기 위해 경인일보 사옥을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데, 올해는 김윤식 선배와 경인일보 정진오 기자 그리고 인천대 교수와 나 네 명이 한 시간에 걸쳐 심사를 했다. 이미 1차 예심을 거쳐 20여 편의 작품만을 추려놓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글을 심사하는 일은 늘 즐겁다. 짧지만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어린 시인들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통해 그 동안 눈이 흐려져 보지 못하거나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마음속으로 불러들이게 되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두 편의 영화를 봤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피아노의 숲'과 첩보스릴러 '제이슨 본'. 살리에르 증후군의 아동판인 '피아노의 숲'은 타고난 천재성과 후천적 노력 중 어느 것이 예술가에게 더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영화였다. 가끔 조숙한 천재의 게으름과 일탈을 보며 질투와 열등감을 느껴봤던 나로서는 더욱 마음에 와닿는 영화였다. 사실 이 영화는 오래 전에 봤던 영화인데, 어쩌면 그렇게도 떠오르는 기억이 없는 것인지, 처음 보는 영화와 다름 없었다. '제이슨 본'은 이미 서너 편의 전작이 있는 시리즈물이다. 국익을 위한 것이라는 미명 하에 권력기관에 의해 자행되는 엄청난 폭력과 음모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치를 떨게 만드는 영화였다. 영화는 물론 픽션이겠지만 현실의 상당 부분을 반영하는 것일 게다. 이런 류의 영화를 보노라면 자꾸 우리 현실과 연동하여 감정이입이 이루어져 우울해진다. 스파이들이야말로 합법을 가장한 잔혹한 살인자이자 정치공작의 주체들이다. 정보기관의 국내 정치 개입으로 인해 야기된 엄청난 부작용을 우리는 한국 현대사에서 무수히 겪어 오지 않았던가. 미국은 정말 희망이 없는 나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