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초여름 장마인가

달빛사랑 2018. 5. 16. 22:30

아들의 와이셔츠를 빨아서 테라스에 널려고 했지만 비 때문에 결국 실내에서 말려야 했다. 내심 손자의 와이셔츠를 손수 빨아주고 싶었던 어머니는 안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제 손자도 군대를 다녀와 직장 생활을 하는 어엿한 성인인데도 어머니는 여전이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아이처럼 손자를 대하신다. 하긴 낼 모레 육십인 나를 보는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걸 보면 어머니(할머니)들의 마음이란 본래 그런 것인 모양이다. 집에 온 첫날부터 아들은 밤이 늦어서야 귀가했다. 선배들이 저녁을 사주거나 기관장이 환영의 뜻으로 베푸는 회식자리 때문일 것이다. 이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이 원치 않는 자리에도 앉아 있어야 하는 곤혹스러움을 여러 차례 견뎌야 할 것이다. 다행히 아들은 보통 직장인보다 이른 나이에 공무원이 되어서 그런지 회식에 대한 거부감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아직은 그것을 업무의 연장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초여름 장마인가, 우세가 심상치 않다. 확실히 이곳의 기후는 아열대기후로 바뀐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