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머니는 회복 중
달빛사랑
2018. 3. 4. 23:00
어머님께 필요한 물건과 옷가지를 가져다주기 위해 연수동 동생네 집엘 들렀다. 어머니는 마침 식사 중이셨다. 무엇보다 어머니는 스스로 걸어서 화장실을 다녀오셨고 거실에 있을 때도 운동을 멈추질 않으셨다. 창밖을 볼 수 있도록 베란다 앞에 바짝 놓아둔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는 어머니의 몸이 많이 여윈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손자들과 더불어 환하게 웃을 때는 내 마음마저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동생은 처방전 약의 종류와 성분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기며 어머니를 수발했다. 그러한 정성과 사랑이라면 어머니는 금방 회복하실 것이다.
동생 집을 나올 때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은 저녁을 지나 한밤중까지 기세 좋게 내렸다. 가물었던 땅이 활짝 가슴을 열고 내리는 빗물을 받고 있는 소리가 수런수런 들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