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저울-힘내요 태인 씨
달빛사랑
2018. 3. 3. 09:00
저울
―힘내요 태인 씨
계절이 바뀔 때면
파킨슨병 태인 씨의 오른손은
갈피를 잃고 제멋대로 부산하다.
마치 한 생을 저울질 하는
저승의 판관 앞에서
판결을 기다리며
떨고 있는 수인의 손처럼.
그러나 곤충의 고치처럼 움츠러든
저 작은 몸속에 담긴
뜨거웠던 한 생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저울이 있을까.
점점 작게 점점 여리게
부박한 세상과의 완전한 격절을 준비하는
치열했던 한 생의 눈물겨운 장엄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