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머니, 드디어 병상에서 내려와 휠체어를 타시다

달빛사랑 2018. 3. 1. 23:00



어제 저녁부터 간병을 맡았던 동생은 새벽녘 어머니께서 배변 촉진제를 드시고 난 이후라서 많은 고생을 했던 모양이다. 그 모든 것을 어머니께서 민망해 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처리해 준 동생이 너무도 고마웠다. 어머님께서도 낮에 들른 누나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는 또 자식들 앞에서 배변실수를 하게 될까봐 식사를 안 하시려고 하신다는 말을 듣고는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오전 간병을 맡았던 누나가 보내 준 사진 속에서 오랜만에 어머니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웃음을 보기까지 맘을 졸였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대소변도 이제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에 가서 보신다는 문자도 받았다. 저녁에 밤샘을 위해서 내가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계셨다. 그리고 서너 차례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심지어 다리 힘을 길러야 한다며 휠체어를 타고 내릴 때마다 침대 모서리를 잡고 다리 운동을 하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저 도저한 의지는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걸까 궁금해 하기도 했다. 간호사로부터 폐 검사와 전신 엑스레이를 찍고 난 후 특별한 징후가 없으면 내일 퇴원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맘은 환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