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한파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달빛사랑 2018. 1. 29. 18:47

오전에는 지인들에게 시집을 등기로 발송하고

오후에는 시종일관 잡지 편집에 매진했다.

추위는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았다. 혹독하다.

조금 전 후배 미경이로부터 밥 먹자는 연락이 왔다.

그래, 배고프다. 허기도 잊고 있었구나. 밥 먹자.

밥을 함께 먹는 사이만큼 소중한 사이가 어디 있을까.

늘 출판사 사장인 그녀가 밥을 사 왔지만

오늘은 가난한 시인이 밥을 사야겠다. 기꺼운 마음으로!

술타령이라는 시가 문득 떠오른다. 추위가 아무리

맹위를 떨쳐도 옷 사 입기보다는 술을 마시겠다는

술꾼의 호기가 드러난 시인데, 문학성을 떠나서

요즘엔 그 시속의 화자처럼 추위에 대해서 불타는 호승심이

맹렬하게 일고 있다. 그래, 내가 추위에 굴복할쏘냐.

친구 있고, 밥 있고, 술 있으면 이기지 못할 게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