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뭔가 달려져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달빛사랑 2018. 1. 3. 22:00

해가 바뀌고 사흘째, 아직은 내 생활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여전히 나는 담배를 피우고 나가던 사무실에 나가서 지금까지 해 온 일을 하고 있으며 늘 가던 단골집에 가서 술을 마셨습니다. 통장의 잔고도 큰 변화가 없고 친구들의 일상도 나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변했다면 달력이 바뀌고 건강상태와 통장의 잔고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변화가 없다는 것은 대개 지리멸렬하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진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 같이 정치, 사회적으로 예측불허의 상황이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세상에서는 가끔 변화가 없는 삶이 괜찮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있어야 할 곳에서 제 몫의 역할을 해내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한결같은 삶의 모습들 또한 필요한 것일 테니까요. 물론 내 경우는 대체로 전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게으름인 것이지요. 몸은 분명 게으르지 않은데 이상하게 집에만 오면 정서적으로 느슨해지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이 되곤 합니다. 그러한 정서적 블랙아웃 상태가 싫어서 일부러 몸을 쓸 수 있는 일을 만들어 움직여보곤 합니다. 적어도 땀 흘려 뭔가를 할 때만은 잡생각이 없어지고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나를 위해서도 주변을 위해서도 분명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요구됩니다. 적어도 새해부터는 텔레비전 시청 시간과 술자리를 줄여야겠습니다. 속된 말로 안 하던 짓을 하면 죽을 때가 된 거야.”라는 말이 있지요. 하지만 영혼에 좀이 스는 짓, 멈추지 않고 계속하면 영혼이 죽을 수 있는 일을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확실히 뭔가 달라져야 하는 건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