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시 또 빈소를 다녀오다
달빛사랑
2017. 11. 2. 23:30
친구의 모친이 돌아가셔서 연수동성당 장례식장엘 다녀왔다. 빈소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부고를 받아야만 만나는 친구들, 이제 우리가 그런 나이가 된 것이다. 돌아오는 길, 구월동엘 들러 후배들을 만났는데, 근직이는 화장품 대리점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었다. 예술가가 호구지책으로 화장품 사업을 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작업(그림과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했다. 과연 생계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가는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겠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길이 보일 것이라는 뻔한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그랬으니까 그도 후배도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다행히 철들지 않은 그의 아내는 이 모든 상황 변화에도 별로 놀라는 기색 없이 생글생글 웃기만 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잠들어 계셨다. 워낙 혼곤한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의 움직임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방문을 닫았다. 부디 잠든 동안만이라도 편안했으면 좋겠다. 이 지난한 고통의 시간이 언제라야 끝이 날지 생각하면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