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평범하지만 소중한 행복이란...
달빛사랑
2017. 10. 3. 23:00
지난밤부터 영화를 보느라고 오늘 새벽에야 잠이 들어 느지막이 일어났지요. 어머니는 새로 밥을 지어놓으시고 동생네 집으로 가셨습니다. 하룻밤만 지나면 만날 텐데도 어머니는 이것저것 내가 먹을 국과 반찬들을 챙겨놓고 가셨더군요. 아마도 손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작은 아들네 집으로 가는 즐거움 한편에 내가 먹을 한 끼에 대한 걱정도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나는 빈 집에 홀로 남아 늦은 아침을 먹고 빨래와 청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너 편의 영화를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그 많던 사람들이 일거에 도시를 비우고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아온 삶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겠지요. 저녁에 아우가 sns올린 사진 속에서 밝은 표정의 어머니와 세 명의 듬직한 손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나도 그들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만월을 하루 앞 둔 달빛이 흐뭇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는 명절 전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