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일
달빛사랑
2017. 9. 22. 19:16
아침에 일어나니 어머니께서 김치전, 호박전, 감자전 이렇게 세 가지 전과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주셨다. “올 해는 아들 생일 날짜를 까먹지는 않았는데, 해줄 게 없네.”라고 하시며 진정으로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으셨다. 감기 기운이 있는 양반이 새벽부터 일어나 그 전들을 부치셨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다. 나는 “와, 진수성찬이네요. 무슨 소리예요. 어머니는 늘 제게 많은 것을 해주시고 있잖아요.” 하며 다소 너스레를 떨며 밥과 미역국을 듬뿍 떠서 맛있게 먹었다. 자식이 부모의 진짓상을 차려드리는 것이 도리일 텐데, 나는 쉰이 넘도록 아직도 엄마의 밥상을 받고 있으니 불효도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밖에서나마 맛있는 거 많이 사먹어라.”라고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집을 나서는데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어머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