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 하늘의 부름을 받다ㅣ시집 표사와 해설을 부탁하다
1.
젊은 시절,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그의 노래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 주었지요. 조동진, 너무도 시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많은 사랑을 받아 온 그가 오늘 새벽 하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제비꽃', '나뭇잎 사이로', '행복한 사람' 등 그의 주옥 같은 노래들은 나 뿐만 아니라 힘든 시대를 살아가던 당대의 모든 이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었고 위안이 되었고 힘이 되었을 게 분명합니다. 죽기 얼마 전까지도 공연 준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그의 여동생 조동희의 말이 아니더라도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은 ㅁ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부박한 세상에서 아름다운 선율로 뭍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다면 이제 하늘에서는 천사들의 노랫소리를 통해 그가 위로받기를 기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조선대 교수이자 시인인 후배에게 시집 해설을 부탁했다. 그녀의 유명세를 이용하려 한 것은 아니고 다만 청년시절부터 나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온 후배였기 때문에 부탁했던 것인데, 그녀가 “죄송해요. 선배. 제가 현재 쓸 원고들이 너무 밀려 있어서 선배가 요구하는 그 시간까지 해설을 쓰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요.”라고 말을 했을 때, 그것은 분명 사실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 나도 밝은 목소리로 “괜찮아. 써 줄 사람 많아. 그리고 고마워. 문자가 아니라 직접 전화로 말해줘서.”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표사는 최원식 교수(평론가,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께서 써 주시기로 하셨고 해설 혹은 발문은 숙대 교수이자 윤동주 연구가인 김응교 선배가 맡아 주기로 했다. 그들은 심지어 “기쁜 마음으로 써 줘야지.”라고 말씀해 주셔서 나를 감동시켰다. 사실 이런 종류의 글들은 문단 내에서는 품앗이의 하나다. 나 역시 머잖아 발간될 이권 시인의 시집 해설을 쓰고 있는 중이다. 무척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부탁을 들어준 두 분께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가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좋은 시를 쓰는 일, 실망시키지 않으리라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