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간만에 정말 청청한 하늘을 보았습니다

달빛사랑 2017. 8. 26. 23:00

간만에 비가 내리지 않는 주말입니다. 날씨는 현저히 시원해져서 이제 거리에 서면 가을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햇살이 어찌나 투명한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근 자주 비가 내려 미세먼지도 씻겨내려가 공기도 무척 깨끗합니다. 하지만 혁재가 없는 인천은 쓸쓸했습니다. 늘 붙어 다니는 술친구이자 말벗인 혁재는 후배 시인 김산의 레시던시 행사에 초청되어 공연을 간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술을 쉰 것은 아닙니다. 저녁나절에 김장커플이 전화를 해서는 다짜고짜 술을 사내라고 성화를 대서 어쩔 수 없이 거금을 지출, 민어 두 접시를 사줄 수밖에 없었지요. 그 자리에 종주단 이동렬 선배와 다인아트 윤사장도 우연찮게 합석을 했는데, 김과 이 선배 사이에 말다툼이 발생해서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모릅니다. 김은 최근 개인적인 문제가 있는지 매사에 도전적이고 자주 짜증을 내는 것 같습니다. 연애를 하면 유순해진다고들 하던데, 예외는 있나 봅니다. 일단 나는 김의 막말이 거슬립니다. 애인에게도 서슴없이 촌년이라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그것에 대해 씨익 웃고 마는 애인 장의 태도가 더욱 놀라웠습니다. 두 사람 사이가 그런 비속어조차 용인할 수 있는 매우 가까운 사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으레 그려려니 하고 장 쪽에서 포기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두 시간 쯤 앉아서 술 마시다가 생각보다 일찍 귀가했습니다. 너무 많은 지출을 한 하루였습니다. 하긴 평소에 내가 그 커플에게 많은 신세를 졌으니 오랜만에 그 신세를 갚은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선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