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낮술에 취해 비틀비틀

달빛사랑 2017. 5. 29. 23:47

영종도에 살고 있는 시인 이권 선배가 사무실을 찾았다. 점심을 먹으며 반주로 마신 막걸리 한 잔에 제대로 발동이 걸려 버렸다. 모처럼 만난 선배와 밥만 먹고 헤어지기 아쉬웠기 때문에 식당을 나와 근처 또 다른 식당으로 들어가 다시 막걸리를 마셨다. 둘이서 서너 병을 마셨으니 낮술치고는 적잖은 양이었다. 저녁에는 박귀현 선배와의 약속이 잡혀 있었고 분명 그 자리에서도 술을 마실 게 분명했는데, 제어를 하지 못한 것이다. 선배와 헤어진 후 사무실에 들러 미술위원회 회원들이 걸개그림을 그리는 걸 지켜보다가 약속장소인 구월동 산호를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하자마자 선배들은 연신 소주를 권했다. 비싼 한정식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보다는 술만 내내 들이켰다. 모르긴 해도 아마 소주 두어 병을 마신 것 같다. ‘산호식당을 나와 2차로 들른 갈매기에서는 도저히 앉아 있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내 상태가 걱정스러웠는지 사장인 종우 형이 따라 나와 택시 잡는 것을 도와주었다. 집에 도착해서 세수를 하고 냉커피를 한 잔 마시니 비로소 정신이 돌아왔다. 당분간 술을 끊어야겠다.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술 때문에 그것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오늘은 자도록 하자. 포럼 준비도 해야 하고 잡지도 만들어야 하고 할 일이 장난이 아니다.

 

아참, 귀현 형이 선물로 준 상자를 열어보니 고급 명함케이스와 열쇠고리, 그리고 손톱깎이 세트가 들어있다.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이다. 형이 새로 뭔가를 시작한 모양인데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가길 바란다. “, 고마워. 이제 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