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박영근 선배 11주기 추모제

달빛사랑 2017. 5. 13. 19:00

 

 

 

 

 

 

 

 

 

 

벌써 11년이라, 세월 참 빠르다. 그 긴 세월 동안 잊지 않고 매번 추모제에 참석하는 동료 문인들의 정성도 아름답다. 오후 2시 경에는 갑자기 돌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져 행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내 비는 그쳤다. 하지만 행사는 애초에 계획되었던 신트리공원이 아닌, 부평구청 교육관에서 진행되었다. 한국작가회의 본회에서 많이들 내려왔고, 인천의 지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워낙 술을 좋아했던 형은 주변에 민폐를 많이 끼쳤다. 그 모든 민폐를 묵묵히 감당해 주던 사람들과 그것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던 문학동네의 풍정 또한 아름다웠다. 누가봐도 귀찮았을 게 분명한 그 '당연한 부담스러움'에 대하여 오랜 세월 동안 미안해 하고 그리워하고 가끔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고인은 죽어서까지 마음의 민폐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한 가지 고마운 것이 있다면 일 년에 한 번쯤은 반드시 '민폐의 피해자'들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해준다는 것. 사람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고 눈물이 많았던 영근 형은 자신의 민폐를 그렇게 보상하고 있는 중이다.

 

뒤풀이 없이 일찍 귀가했다.

먼저 가겠다고 인사를 하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