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화재
인천은 물론 수도권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소래 포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좌판 220여 개와 좌판 인근 횟집 등 점포 20여 곳이 불에 탔다고 한다. 본격적인 꽃게출하 철을 앞두고 상인들은 현재 망연자실하고 있다. 인천 사람들에게 소래포구는 단순히 해산물을 구입하기 위한 어시장의 의미를 넘어 포구의 정서와 바다를 볼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젊은 시절 나 역시 친구들과 바다가 보고 싶을 때마다 찾아와서 정박 중인 어선들과 갈매기들을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수인선 기차가 운행할 당시 사람들은 철교 아래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아찔한 다리를 건너 포구의 저 편까지 갔다 오곤 했는데 그것은 소래의 상징이자 명물 중의 하나였다. 물론 최근 들어 소래에는 아파트 단지와 술집, 모텔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불야성을 이루는 향락의 공간이 되어버려 이전의 운치와 낭만은 찾기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나이 든 세대들에게는 여전히 소래는 추억의 공간이고 바닷바람을 쐴 수 있는 정겨운 공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전에도 소래에서 몇 차례 화재가 난 적이 있지만 그 규모 면에서 이번 화재가 최대였다고 한다. 소방서와 경찰 추산 손실액이 6억5천만 원이라고 하니 좌판 앞에 생선을 내놓고 팔던 대부분의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을 거라 추정된다. 주차장 쪽 건물 안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에 비해 바닷가 쪽에서 좌판 장사를 하던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편이었는데, 그분들의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싶다. 피해를 완전히 극복하고 다시금 운치 있는 포구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거로 예상되는데, 시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빨리 그 분들이 다시 생업의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도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